[공지&방명록] 같고도 다른 이야기, season 3

우리 앞에 숙제처럼 놓여있는 삶과, 시간들속에. 저는 종종 이런 저런 생각에 잠깁니다.

답도없는 이 생각의 가짓수는, 날이 갈수록 많아져만 가서. 날이 갈수록, 머리속은 복잡해지더라도. 이것을 놓치않는 것. 삶의무게에 짓눌려. 아무렇게나 주어진 시간을 채워가지 않는것. 이것이 이제 저에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이 되겠네요.

삶의 의미가 필요할때, 저는 법정스님의 일기일회(一期一會)라는 글을 꺼내어 읽습니다.
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이니 헛되이 쓰지말라는 그분의 말씀에,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있는지를 자문합니다.

생의 의미는 아마도 영원히 알수없겠지만, 생의 의미를 탐사하는 제 자세는 변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이곳은 그런 저의 탐사기를 털어놓는 곳이예요. 방문해주신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부디, 당신들이 나의 글을 읽는 순간들이. 시간낭비가 아니기를 바래봅니다.

덧1) egloos는 방명록 기능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방명록은 이글의 댓글로 대신하겠습니다. 지난방명록은 오른쪽 '카테고리' 아래에 방명록 폴더에서 찾아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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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igirl | 2012/12/20 04:52 | 방명록 | 트랙백 | 덧글(11)

청춘의 열병

청춘의 열병을 앓는 이들을 많이 보아왔다. 
그들 옆에서 말없이 소주잔만 비우던 시간이 있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이 전부이던 시절이 지나고.
밥벌이의 의무에서 자유로울수 없을때가 되었을때도.
나는 종종 그때의 시간들을 생각한다. 

기억도 나지않는 어떤 주제를 가지고.
해가뜰때까지 지치지않고 이야기를 했었고. 
기억도 나지않는 어떤 이유로.
같이 많이도 울었다. 

답이없는 청춘이라는시간들. 
그때는 서른이되면 모든것이 다 명확해질것만 같았다. 
나에게 서른이란 그런 나이였다. 

서른이 넘고 한참이 지났는데도.
생은 어지러움으로 가득차있다. 
고작 내가 이제서야 할수있는 말은.
이 어지러움이 마냥 생소하지만은 않다는것.
이 어지러움은 훗날 반짝거림으로 기억된다는 정도. 

얼마전 오랫만에 오래전 지인과 이야기를 할 새가 있었다.
오랫만이었기때문에, 지난일들을 소설한권의 줄거리처럼 읊조리게 되었는데.
문득 그가 이렇게 말한다. 
"너는 여전히, 청춘이구나" 

아무도. 지금 스스로가 빛을 발하고 있음을 알고있지 않다. 
그리고 나는 지금 나도 빛을 발하고 있는 순간인가? 라고 문득 생각했다.
그리고선 한참을 웃는다-. 생에 빛이나지않는 순간이 있기나 한거냐며-. 

그래도 좋다. 이대로 청춘이라면.
이라는 말을 하기위해선 어마한 용기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아마도 이제는 용기는 그냥 내어지는것이 아니라.
쥐어짜는거야. 악.

by scigirl | 2012/04/07 00:55 | 너와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친구의 실연소식



이미 두어시간은 운 목소리였다. 
"가슴이 너무 아파" 라고 하는 말에.
내가슴마저 먹먹해왔다. 

"다 지나갈꺼야"
라고 내가 말했다. 
그말이외에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 어떤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이어 이별하게 되는 과정들을 생각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는 것.
새삼 이것이 정말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걸 깨닫는다. 
그렇게 나에게 기쁨을 주던 사람이 한순간에 나를 떠나간다. 
그 누가 이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을까. 

예전에 내 커미티이기도 한, 저명한 학자이자 이웃집 할머니와도 같은 어떤 교수님과.
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얘기, 저얘기를 나누다가. 급기야 대화의 화제는 나의 실연에까지 옮겨갔는데.
쭉 이야기를 듣던 그 할머니가 그랬다. 
"그건 마치, 누군가가 죽는것과 같아. 극도의 상실이지. 하지만 EJ. 그것이 바로 삶이란다. 그 무엇도 영원할수 없기에, 우리는 늘 무엇인가와 이별하게 되. 아플만큼 아파하렴. 그래야 지나가,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고 밖에 나가면 pretty young man들이 이렇게 세상에나 많은데!" (하하)

실연은 아프다. 너무아프지. (젠장)
깨알같이 아파하는것말고는 아무것도 할수 있는것이 없지만. 
정말로 다 지나간다. 

그사람이 없어서, 죽을것같지만.
정작 죽지는 않는것.
그사람이 없으면 살수 없을것 같지만.
막상 없어도 살아지는것. 
이것이 이 거지같은 실연의 정체. 

이 아픔이 지나가고, 그리고 더 한참 시간이 지나서.
"너로 설레고 온통 흔들리던 그 날"을 추억해보면.
슬픔보다는 기쁨이. 괴로움보다는 아련함이. 그 기억의 전부를 지배하고 있을게다. 
그리고 우리는 조금은 사연있는여자처럼 웃어보이겠지. 
그때 나 걔 참 좋아했었는데. 라고 읆조리면서 (풉) 

그래도 나는. 
사랑은 좋은거라고. 연애는 하지않는것보다 하는것이 옳다고. 우겨본다. 
우리에게 마지막까지 남는건 기억뿐이잖아요.
영원히 함께하지 못한다해도, 내가슴 한구석에서 함께했던 그시절 그모습으로.
나와같이 살아가는걸요. 
라고 변명같이 중얼거리면서 말이다. 

by scigirl | 2012/04/03 01:10 | 너와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위로


브로콜리 너마저.
사랑한다는 말라도 위로가 되지않는.

그런 날이 있어
그런 밤이 있어
말하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넌 말이 없었지만

그런 말이 있어
그런 마음이 있어
말하진 않았지 위로가 되기를.
이런 말은 왠지 너를 그냥
지나쳐버릴것 같아서

정작 힘겨운 날엔 우리
전혀 상관없는 얘기만을 하지
정말 하고 싶었던 말도 
난 할 수 었지만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깊은 어둠에 빠져있어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않는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않는


이어폰을 귀에꽂고 묵묵히 뛰는 와중. 
랜덤으로 플레이된 mp3에서 이음악이 튀어나온다. 

땀으로 옷은 젖어오는데, 나는 왈칵 눈물을 터뜨렸다.
그런 날이 있어, 그런 밤이 있어. 라는 읆조림을 듣는 순간. 
그날 하루의 고단함으로 받고싶었던 위로를 다 받기 때문이었을거다. 

나이가 들어가고.
삶의 고단함이, 사랑의 고단함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면서부터.
위로가 절실했다. 

내가 위로가 절실한만큼.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싶기도 했었고. 

하지만, 분명히
그 어떤 말로도, 무려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않는 순간들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때에는. 그 누구보다 스스로에게 건네는 위로가 가장 힘이됨을 알고있다. 
"그래, 그런날이 있어. 그런밤이 있지- 그런것들로 채워지는게 삶이야"

오늘도 고단한 하루를 보냈을 그 누군가에게, 이 말을 건넨다. 

by scigirl | 2012/03/31 01:04 | 너와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

우리- 상처에 익숙해지지 말아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아직도 소년의 얼굴을 간직한 그야말로 어수룩한 상우가 은수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영화 <봄날은 간다> 中) 

연애는 비지니스가 아니니까, 둘중 한사람의 마음이 식으면 그 관계는 끝나는것이 옳다는 나의 믿음은 변함이 없다해도, 그 믿음과 별개로 다가온 실연과 이별은 그렇게 나에게도 깨알같이 가슴이 아팠다. 나는 어쩌면 그때즈음- 소녀같은 얼굴을 하고, 이건 있을수없는 일이라고 중얼거렸을까. 한가지는 확실하다. 이별하고 돌아나오는 풍경이 휘어보였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어제 친구와 지나간 연애들에 대해서 한참 수다를 떨다가 그런이야기를 했다. 
"잘 한거야, 우리가 그시간에 그사람을 안만났다면, 뭘했겠어? 우리가 지구를 구했겠어, 우주를 구했겠어? 어쨌든 그때는 절실했고, 그때는 그사람 아니면 안될거 같았으니까. 그걸로 된거야" 

모두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기에. 그 맹세가 남기는 자국으로 인해 깊게 마음이 베인다. 하지만 어쨌든, 상처는 시간이 지남에따라 산화되고, 결국에는 추억될거리들만 남는다. 그렇게 나는 지난 인연들과 연애들을 기억한다. 

나는 다만 스스로에게 나직히. 상처에 익숙해 지지 말아. 라고 속삭였다. 
괴로움이 절정으로 치달았던 어떤 순간에는, 나는 제발 이 상처에 익숙해지기를 다시 이런상처를 받게된다면 그때는 무던히 넘게되기를 간절히 바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상처에 익숙해지는건 불행과 손잡는것과 같은이야기니까, 아파야할일이 닥쳤을때. 아픈것이 정상이지, 늘 아파서 아픈줄도 모르겠어- 이건 정상이 아니니까. 

우리. 
사랑에. 이별에. 실패에. 좌절에. 무던해지지 말아요. 
그냥, 때마다 기뻐하고 아파하고 슬퍼해요. 그게 살아있는것니까. 

by scigirl | 2012/03/30 08:05 | 너와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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