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방명록] 같고도 다른 이야기, season 3

우리 앞에 숙제처럼 놓여있는 삶과, 시간들속에. 저는 종종 이런 저런 생각에 잠깁니다.

답도없는 이 생각의 가짓수는, 날이 갈수록 많아져만 가서. 날이 갈수록, 머리속은 복잡해지더라도. 이것을 놓치않는 것. 삶의무게에 짓눌려. 아무렇게나 주어진 시간을 채워가지 않는것. 이것이 이제 저에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이 되겠네요.

삶의 의미가 필요할때, 저는 법정스님의 일기일회(一期一會)라는 글을 꺼내어 읽습니다.
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이니 헛되이 쓰지말라는 그분의 말씀에,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있는지를 자문합니다.

생의 의미는 아마도 영원히 알수없겠지만, 생의 의미를 탐사하는 제 자세는 변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이곳은 그런 저의 탐사기를 털어놓는 곳이예요. 방문해주신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부디, 당신들이 나의 글을 읽는 순간들이. 시간낭비가 아니기를 바래봅니다.

덧1) egloos는 방명록 기능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방명록은 이글의 댓글로 대신하겠습니다. 지난방명록은 오른쪽 '카테고리' 아래에 방명록 폴더에서 찾아보실수 있습니다.
덧2) 카테고리 설명: 오른쪽 카테고리 아래에는 몇개의 폴더가 있습니다. '너와나의 이야기'는 말그대로 제 신변잡기 관련이고, 'EJ column'은 영화평론을 주로하여 음악,사진,책 기타등등 관련입니다.

by scigirl | 2012/12/20 04:52 | 방명록 | 트랙백 | 덧글(11)

새해인사

조용해진 블로그를 왕왕 방문해주시는 분들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잘지내요. 많은 일을 짧은시간내에 해내야해서 몸은 몹시도 피곤할지라도, 더 맑아진 머리를 유지하고 있어요. 엉망이 된 체력으로 일을 하려니 규칙적으로 정해진 몸에 좋은것들을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만 일하는 단조롭고 단순한 삶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종종 쓰고싶은때를 맞이하지만 쓰지않았던건 그것들이 좀 더 익기를 기다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안에서 무럭무럭 익어나가고 있을테니 저는 언젠가 또 그것들을 뱉어내기위해서 팔을 걷어부치고 키보드를 두드리겠죠.

벌써 2012년이 왔습니다. 저는 서른세살이 되었구요. 
삶은 아마도 이렇게 순식간에 지나갈 모양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먹어갈수록 더더욱 주어진 일초일초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습니다. 모두들 가족들과 친척들과 따뜻한 명절 보내고 계시겠죠? 

2012년. 
모두들, 건강하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by scigirl | 2012/01/23 07:11 | 너와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5)

오만

살아가면서, 나를 괴롭히는것들이 있다. 자괴감. 그리고 또 자괴감. 연구를 업으로 하는 내가, 피해갈수 없는 감정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때때로 지독한 자괴감에 시달린다. 내가 세상의 모든것을 알지못하는것이 이리도 당연한 일인것을,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것을 만나면 기쁘기보다는 먼저 '이걸 이제서야 알다니' 라는 감정에 시달린다. 한문장으로 요약할수 있겠다. 그래, 나는 오만했다.

이 오만은 전방향에서 나를 괴롭혀왔다. 오만하지 않을것을 그리 간절히 기도하고, 때때로 글을쓸때 반성을 지속해와도, 이 뿌리깊은 오만을 떨쳐내기에는 아직 힘겹다. 이즈음 나는 졸업논문을 쓰기 시작했다. 쓰려고 앉아서, 그동안 내가 해온 일들을 정리하고 좀 더 해야할것들의 목록을 짜내면서 또다시 자괴감이 등장한다. 도대체 나는 고작 이것을 알면서 박사라는것을 받으려고 한다는 말인가- 하는 생각말이다. 고작 이만큼을 해내기 위해서 그리도 수많은 밤을 책상에서 지새우고, 고작 이만큼을 하기에도 그리 힘이 겨웠으면서 나는 어쩌면 주제파악이 안되는걸지도 모르겠다. 

이 자괴감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같은것이었다. 그동안의 나의 삶의 행로는, 오로지 이 자괴감을 떨치기 위한것이었다고 보아도 무방할만큼. 그리고 이즈음, 나는 이것이 내가 얼만큼을 아는것과 관계없이 내가 바뀌지않으면 사라지지 않을것을 깨닫는다. 좀 더 알면 벗어날수 있을것이라고 그토록 발버둥을 쳤건만, 벗어나기는 커녕 점점 깊어만 지므로. 

학문을 대하는 자세의 일번은 겸손임을 나는 정규교육을 받기 시작한지 25년만에 깨닫는다. 그것은 갖추면 좋은 미덕이 아니다. 갖추지 못했을때 칼이되어 돌아와 내 가슴에 꼿혀 이리도 나를 괴롭힌다. 

앞으로 몇달 논문을 완성할때까지, 내가 첫번째로 가슴으로 받아들일것은 바로 이것-

by scigirl | 2011/11/10 16:41 | 너와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던것.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

마음이 나를 괴롭힐때, 나는 종종 그의 묘비를 생각한다. 아무것도 원하지 않을수가 없어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을수가 없어서, 나는 늘 자유롭지가 않았다. 삶을 버거워하는 만큼, 우리는 삶에 무섭도록 집착한다. 마음하나에 온세상이 달려있다는 선현들의 말씀은 한치도 그른말이 아니다. 

늘, 되고싶은것이 많았고, 닮고싶은것이 많았고, 좋은것도 싫은것도 많았다. 이말을 바꿔말하면 나는 무엇인가로 향한 욕망이 크고 깊었다고 말할수도 있겠다. 그 욕망을 향해 정신없이 달음질을 치다가, 어느새벽 고요히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차갑게 웃었다. 살아있으므로 그 욕망을 버릴수는 없으니까- 나는 이렇게 쭉 달음질을 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두려워하지말라. 모든것이 허상이다" 이라는 말은 하여, 때때로 힘이된다. 살아있는한 그 욕망을 떨쳐내지 못할것이므로, 그것이 나를 두렵게 한다면 처음을 생각해야한다. 아무것도 없던 처음을 그리고 욕망또한 허상임을. 

법정스님처럼, 소유와 욕망을 절제하며 살수는 없겠지. 그러고 싶지만 세속에서 살아가는 범인으로 그러지는 못할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가지 내가가진 욕망을 가끔은 고요히 바라보아 주어야 한다는것. 이것이 비록 헛된것이라 할지라도 어떤의미가 있는것인지 나 혼자만이 아닌 남들과도 나눌수 있는 열매를 낼 수 있는것인지를 생각하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생각이 아까워, 간단히 적는다-.

by scigirl | 2011/11/04 06:14 | 너와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5)

글을 쓰는 마음

문득 생각이 들었다. 글을 한참을 쓰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 가을이 시작되고 있다. 출근길 슬리퍼를 신은 발가락이 시려질만큼. (아, 사랑하는 플립플랍과 안녕을 고해야하다니 ㅜㅜ) 패티큐어를 안한지 한달이 되어간다. 무언가 발리지않은 내 발가락이 어색~하더니만 발톱건강을 위해서 좀 쉬자라고 내비두었더니 또 그냥 밍숭맹숭한 발가락도 정겹다. 나는 역시나, 관성의 동물인걸까. 

글은 써질때만 쓴다. 이 블로그의 글들중 단 한편도 의무감으로 쓰여진글은 없었다. 다른말로하면, 쓰지않으면 죽을거 같을때 나는 무언가를 썼다. 그런데 한동안 아무것도 쓰지 않았구나. 이유는..글쎄. 마음이 말랑해질만큼 어떤것이 나를 덥치는 순간이 없었을게다. 나는 여전히 이것저것 많이 듣고, 이것저것을 읽지만. 그것이 나로하여금 무엇인가를 쓰게 만들지는 않았다. 

다만, 생각이 많은 때 쯤이라고 적어둔다. 한사람이 살아가면서, (비록 피상적으로 보기에 크게 달라진것이 없다하여도) 안에서부터 새로운것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들을 안으로 삭이고 그리고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아야 할때가 있다는것을 또다시 깨닫는다. "내인생 아쌀할줄 알았는데. 훗" 이라는 말로 나는 요즘을 대변한다. 알수없는곳에서 출발한 생각들은 쉬지않고 내 머리속을 부유하고있고, 나는 조용히 그것들이 무엇인가로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중이랄까. 

뭐, 그래도 힘들고 그런건 아니다. 스무살쯤이었다면 눈물쯤은 흘렸을 '모르겠어요' 시리즈의 고민일테지만, 이제 나는 서른두살. 이나이 거져먹지 않았으니까. 다만 나는 그것들이 정리되기를 기다릴뿐이다. 

아무도 모르게 시작했던 블로그는, 이제 수많은 지인들이 드나들고있다. 가족과 베프들 선후배들 그리고 한때 깊게 사귀었던 꽤 많은 지인들도 말이다. 독자를 겨냥해서 쓰는 글이 아니기에 나는 아무렇게나, 떠들고싶은대로 떠들어대지만, 문득 그런생각을 했다. "좀 골라내고, 좀 정리해야할까. 그래도 -지인-들이 보는 글인데?" 그러다 이내 "아 귀찮아" 로 마무리된다. 나를 꾸밈없이 드러내는데는 늘, 용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필요한 용기는 -그러니까 같은 수위로 나를 드러내기 위한- 나이가 들수록 많이 필요하다. 

오만은 청춘의 특권-라던 헛소리는 삼십대의 진입과 함께 많이 정제되었지만, 어쩌면 이것이 내가 가진 마지막 오만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래요. 나는 저래요.를 거침없이 말할수있는거 말이다. 

그것이 청춘이라면, 조금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해도, 나는 기꺼이 내줄수 있다. 

-아, 가을맞이 횡설수설이구나. 여러분 환절기 감기조심!
 

by scigirl | 2011/09/17 01:46 | 너와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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