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 방명록] 같고도. 다른 이야기.


2008년 8월.

오늘. 이사를 합니다.
지난 6년간 공들여왔던 공간에서. 이곳으로.

월요일로가는 어느 주말 저녁.
늦은밤 홀로앉아. 그동안의 게시물을 정리하며.
치열했던 스물둘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같고도 다른 이야기가.
같은 온도로 이곳에서 지속되어 지길.
그렇게 바라봅니다.

이곳에서. 이글을 보는 모든분들.
다시 반갑습니다.


덧1) 이전 게시판에서 몇가지 글과 사진을 이곳으로 옮겨옵니다.
덧2) egloo는 방명록 기능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 글의 덧글란을 방명록으로 활용할꼐요. (로그인따윈. 필요없어요)



by scigirl | 2009/12/31 14:15 | 너와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40)

휴가

휴가를 떠납니다. 이왕이면 몸을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데려다 놓아서. 일상속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지만. 사정상 이곳에 머물면서 휴가를 보낼 작정입니다. 작년 9월부터 올 4월까지 2008-2009 학기를 보내고 그리고 방학하고 두달. 리서치로 바쁜나날들을 보냈습니다. 몸도 마음도 지쳐갈때 휴가는 필요한 것이겠죠. 얼마전에 누군가 '미국사람들 뒤통수 친다더라. 믿지마라'라고 이야기를 하길래. 웃었습니다. 한국사람이고 미국사람이고. 믿을사람이 어디있냐고 대뜸 뱉은말에 스스로 깜짝 놀랐습니다. 마음이 지쳐가면 이렇게 좋지않은 생각들이 불쑥불쑥 머리를 치켜듭니다.

좋은 사람과. 좋은 이야기를 하고.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영화를 보고. 좋은 음식을 먹고. 잠도 푹 잘 예정입니다. 건강한 마음으로 무릎에 힘을 가득넣고 돌아오겠습니다. 포스팅은 앞으로 이주.가량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간간히 찾아와주시는 독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 재미난 이야기를 한가득 가지고 돌아올께요.

by scigirl | 2009/06/30 05:44 | 너와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3)

멋진여자

내가 어렴풋이 생각했던 멋진여자는.
무채색계열에 정장을 입고 (치마정장이어야한다) 소매를 걷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정장을 입건 추리닝을 입건 그건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 옳지 않은일과 옳은일의 기준이 명확하며. 옳지 않은 일에 분노할줄 안다.
- 세상이 나를 자꾸만 속여도 모든것을 불신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
- 나에게 해로운것과 이로운것을 구별할줄 알며. 해롭다는 판단하에 그것을 멀리할 줄 안다.
- 내가 잘할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일을 완수하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부여잡을수 있는 끈기와 깡이 있다.
- 사랑없는 삶은 상상할수 없지만. 사랑에 모든것을 걸지 않으며. 사랑이 떠났다고 나를 놓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않는다.
- 자신의 존재가치는 스스로 이외의 아무것에도 놓지 않는다.
- 스스로를 믿기가 얼마나 힘든일인지 알지만. 한번더 믿어보려고 혼신의 힘을 다한다.
- 어제와 같은 일상속에 살더라도. 어제보다 발전된 오늘이 아니라면. 반성한다.
- 남의 잘못을 살피는 것보다. 스스로의 잘못을 살피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 나 이외의 다른사람의 삶과 가치관과 생각을 존중한다.

아, 지금 문득 멋진여자.하면 연상되는것을 두서없이 적어보니. 뭐 하나 쉽게 가질게 없구나.
멋진여자가 되는건 성불하는것마냥. 쉽지않겠다.

by scigirl | 2009/06/30 01:26 | 너와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

홍상수의 남자들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1998년 강원도의 힘
2000년 오!수정
2002년 생활의 발견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 극장전
2006년 해변의 여인
2007년 밤과 낮
2008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홍상수와 그의 영화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어떤 평론가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너무나도 다행인것중 하나가 홍상수의 영화를 이해할수 있어서.라고 말했고. 내가아는 어떤 남자는 홍상수 영화를 보면 창피해서 얼굴이 발개지는통에 볼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의 영화에서 그려지는 남자들은 멋진남자와는 통상 거리가 멀다. 일상에서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의 술자리에서 홍상수의 모든 남자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다 "어떻게 한번 얘랑 자볼까." 내가아는 몇몇 남자들은. "너무 과장해서 그렸다. 내가 전혀 한번도 안그래봤다는건 아니지만. 한번 그러고 나면 그일을 생각하지 싫을만큼 두고두고 스스로에게 쪽이 팔리는데 그런걸 냅다 두어시간을 쉬지않고 보여주니 이건 너무 잔인한거 아니냐!" 라고 항변한다. (결국 나는 한번도 안그래보았다는 남자는 만나질 못했다)

홍상수의 팬으로써 그가 무슨영화작업에 들어갔다더라 배우는 누가 캐스팅되었다더라는 소식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모니터하던 와중 나는 문득 드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이렇게 그의 영화에 열광할까? 그의 영화는 분명 쉽게 보아지는 영화가 아닌데.' 곰곰히 생각할필요도 없이 바로 나는 그질문에 대한 답을 했다. -통쾌해서- 남들은 그의 영화를 어떻게 관람하는지 모르겠지만 난 주로 미친듯이 웃으면서 영화를 본다. 한번 자보려고 저렇게 멍청한 짓을 해대는 꼴을 보고 어찌 아니웃을수 있을까. 더 웃긴건 늘 모른척 일관하던 여주인공들이 다 아는거 같은데도 꼭 남자주인공과 잔다는거다. (여자들의 비극은 바로 여기서 시작이다. 아, 제발 오빠의 뻥을 이제 안믿을때도 되지 않았나) 아 참, 그의 영화에서 남자랑 여자랑 자기위해 남자가 하는짓.은 굉장히 중요한 모티브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니다. 그는 그 우습지만 우습게 넘길수 없고. 세상에 널린 관계들이지만 누군가에겐 상처로 남을수 있는. 관계를 꼬집어 내고선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넌 지금 어떻게 하고있냐?

뭐 오늘 이야기 하고자 하는것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고.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연애를 몇번 해보았다 한들. 수많은 남자들과 학부를 다니고 대학원을 다니고 있을망정 도대체 알다가도 모르겠는 이 남자들이란.! 홍상수의 남자들은 영화속에만 있는게 아니더라는거다. 아 여기서 홍상수의 남자란 '홍상수식 찌질한짓'을 '홍상수식으로 티나게하는' 거기다 숨길 능력도 없어서 어디선가 진실이 줄줄 새고있고 그걸 지만 몰라서 끝까지 모르쇠로 버티는것들을 말한다.

아, 이러니. 홍상수의 남자들이시여. 타고난게 찌질하여 찌질하게 산다는걸 내가 탓할수는 없겠으나. 제발 거짓과 배신은 삼가해 주시길. 혹여 거짓과 배신으로 찌질함을 감출수 있을거라 오산도 하지 마시길. 그리고 생각하시게. 하늘이 있다는 사실을. 내키는대로 살다가 일주일에 두어번 교회가서 손이 발이되게 빌어봤자. 지은죄가 어디로 가겠는가.

그리고. 열번을 당하고 홍상수의 남자들에게 또 넘어가는 언니들! 이제 오빠들의 뻥에는 그만 의존하시고. 사람보는 눈을 키우라. 배신당하고 이갈며 주위 여성동지들과 울분을 토해봤자 달라질건 없다. 여자인 나는 어쩔수없이 그대들 편이긴 해도. 경험이 쌓여감에도 사람보는 눈이 변하지 않는다는것은 반성해 보아야 할 문제가 아니던가.

'나는 쿨하니까 이런관계도 괜찮아'에서 시작해서 쿨하게 끝나는관계를 나는 본적이 없다. 너도나도 쿨해지고 싶은 모냥이나 사람의 체온이 36.5도 인데 쿨해지면 그거 죽는거다. SATC의 사만다는 현실에서는 극히 보기 드문 캐릭터다. 그녀마저도 리차드를 사랑했다가 배신당하고 절망하지 않았던가. (A양 B양 C양, 한번만 더 내앞에서 쿨 운운하다가 쿨하게 맞는수가...쿨럭) 스스로를 아는것은 모든일의 기본이고 그것은 연애에서마저 적용이 된다. 자신을 알고 상대를 고르라.

아, 홍상수의 남자들이 드글드글 하다쳐도. 오빠들의 뻥에 속고 속고 또 속는 여자들이 그득하다 해도. 그래도 이세상에 사랑은 있다. 좋은사람도 좋은남자여자도 좋은연애도 다있다. 그러니 찾자. 나를 찾고. 사랑을 찾고. 연애를 찾고. 그렇게 찾을수 있다는 희망으로 살자. 나는 홍상수의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쓸쓸한 등장인물들의 뒷모습은 사랑을 찾아가는 사람의 뒷모습이라고 굳건히 믿는다. 이 믿음이 또 나를 배신할지라도.  

by scigirl | 2009/06/27 00:09 | 너와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성장 혹은 노화에 따른 아집에 대한 고찰.

'나이'를 들먹거리는걸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이제 너무 공공연해서 지루해지는 말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꿋꿋하게 나이.를 들먹거리는것은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게 됨에 따라 성숙해야하는 우리의 당연한 의무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서이다.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나이를 핑계로 어떤일에 도전하고 실행하는것을 멈추지 말라는 것이지 나이 상관말고 멋대로 살라는 말이 아닌것이다.

이러다 죽겠구나. 하는 순간을 맞이해 본 사람은. 하루하루가 정말 힘이 겹게 넘어가는 때도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것을 알게되면 초가모여 하루가 되고 그것이 모여 년이되고 그렇게 나이는 *구녕으로 쳐먹는게 아니라는 말의 의미를 잘 알게된다. 나는 문득 생각한다. 나이야 너도나도 먹는것인데 그것을 성장으로 소화하는 사람이 있고 노화로 소화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라고 질문을 던져놓고 보니 너무 당연한 답이 나온다. 성장하는 사람은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가치가 굳건해감과 동시에 그이외 다른것에 대해서 들어보려는 융통성이 발휘가 되는 사람이고. 노화하는 사람은 가치가 굳건해감과 동시에 그 이외의 것은 다 틀린것이라고 더 강하게 믿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물론 여기서 '옳다고 믿는 가치가 어떤것인가' 역시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 가치가 잘못되면 ,예를들어, 한반도 반쪽짜리 남한에 운하를 파재낀다는 말도안되는 주장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하게된다. 거기다 심지어 힘이 있다면 실제로 운하를 파재끼기도 한다.)  

내가 지금 이야기 하고 싶은것은 아집.이다. 모조리 싸잡아 고집피는걸 나쁘다고 할수는 없겠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옳다고 여기는 가치를 지키는 힘이 강해지겠지만, 그것을 다른건 다나빠. 난 그거 인정할수 없어. 라는 식으로 나오면 어쩌자는 것인가. (대화의 창구를 열어달라)

나 역시, 지금 노화와 성장의 갈림길에 있다. 내가 세운 가치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는것은 나도 어쩔수가 없는 일인데, 여기서 관건은 나에게도 귀와 머리와 가슴을 열어놓는 일이다. 이건 생각보다도 훨씬 어려운 일인데, 얼마나 어렵냐를 설명해보자면, 누가 내 속을 뒤집는 이야기를 해서 화가 머리끝까지 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사람이 그런식으로 말할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생각하고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며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것. 정도로 어렵다. 

말랑말랑한 이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비록, 피부의 노화는 시작되어 아이크림을 바를지라도.

by scigirl | 2009/06/25 01:05 | 너와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4)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