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홍상수의 남자들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1998년 강원도의 힘
2000년 오!수정
2002년 생활의 발견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 극장전
2006년 해변의 여인
2007년 밤과 낮
2008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홍상수와 그의 영화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어떤 평론가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너무나도 다행인것중 하나가 홍상수의 영화를 이해할수 있어서.라고 말했고. 내가아는 어떤 남자는 홍상수 영화를 보면 창피해서 얼굴이 발개지는통에 볼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의 영화에서 그려지는 남자들은 멋진남자와는 통상 거리가 멀다. 일상에서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의 술자리에서 홍상수의 모든 남자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다 "어떻게 한번 얘랑 자볼까." 내가아는 몇몇 남자들은. "너무 과장해서 그렸다. 내가 전혀 한번도 안그래봤다는건 아니지만. 한번 그러고 나면 그일을 생각하지 싫을만큼 두고두고 스스로에게 쪽이 팔리는데 그런걸 냅다 두어시간을 쉬지않고 보여주니 이건 너무 잔인한거 아니냐!" 라고 항변한다. (결국 나는 한번도 안그래보았다는 남자는 만나질 못했다)

홍상수의 팬으로써 그가 무슨영화작업에 들어갔다더라 배우는 누가 캐스팅되었다더라는 소식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모니터하던 와중 나는 문득 드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이렇게 그의 영화에 열광할까? 그의 영화는 분명 쉽게 보아지는 영화가 아닌데.' 곰곰히 생각할필요도 없이 바로 나는 그질문에 대한 답을 했다. -통쾌해서- 남들은 그의 영화를 어떻게 관람하는지 모르겠지만 난 주로 미친듯이 웃으면서 영화를 본다. 한번 자보려고 저렇게 멍청한 짓을 해대는 꼴을 보고 어찌 아니웃을수 있을까. 더 웃긴건 늘 모른척 일관하던 여주인공들이 다 아는거 같은데도 꼭 남자주인공과 잔다는거다. (여자들의 비극은 바로 여기서 시작이다. 아, 제발 오빠의 뻥을 이제 안믿을때도 되지 않았나) 아 참, 그의 영화에서 남자랑 여자랑 자기위해 남자가 하는짓.은 굉장히 중요한 모티브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니다. 그는 그 우습지만 우습게 넘길수 없고. 세상에 널린 관계들이지만 누군가에겐 상처로 남을수 있는. 관계를 꼬집어 내고선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넌 지금 어떻게 하고있냐?

뭐 오늘 이야기 하고자 하는것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고.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연애를 몇번 해보았다 한들. 수많은 남자들과 학부를 다니고 대학원을 다니고 있을망정 도대체 알다가도 모르겠는 이 남자들이란.! 홍상수의 남자들은 영화속에만 있는게 아니더라는거다. 아 여기서 홍상수의 남자란 '홍상수식 찌질한짓'을 '홍상수식으로 티나게하는' 거기다 숨길 능력도 없어서 어디선가 진실이 줄줄 새고있고 그걸 지만 몰라서 끝까지 모르쇠로 버티는것들을 말한다.

아, 이러니. 홍상수의 남자들이시여. 타고난게 찌질하여 찌질하게 산다는걸 내가 탓할수는 없겠으나. 제발 거짓과 배신은 삼가해 주시길. 혹여 거짓과 배신으로 찌질함을 감출수 있을거라 오산도 하지 마시길. 그리고 생각하시게. 하늘이 있다는 사실을. 내키는대로 살다가 일주일에 두어번 교회가서 손이 발이되게 빌어봤자. 지은죄가 어디로 가겠는가.

그리고. 열번을 당하고 홍상수의 남자들에게 또 넘어가는 언니들! 이제 오빠들의 뻥에는 그만 의존하시고. 사람보는 눈을 키우라. 배신당하고 이갈며 주위 여성동지들과 울분을 토해봤자 달라질건 없다. 여자인 나는 어쩔수없이 그대들 편이긴 해도. 경험이 쌓여감에도 사람보는 눈이 변하지 않는다는것은 반성해 보아야 할 문제가 아니던가.

'나는 쿨하니까 이런관계도 괜찮아'에서 시작해서 쿨하게 끝나는관계를 나는 본적이 없다. 너도나도 쿨해지고 싶은 모냥이나 사람의 체온이 36.5도 인데 쿨해지면 그거 죽는거다. SATC의 사만다는 현실에서는 극히 보기 드문 캐릭터다. 그녀마저도 리차드를 사랑했다가 배신당하고 절망하지 않았던가. (A양 B양 C양, 한번만 더 내앞에서 쿨 운운하다가 쿨하게 맞는수가...쿨럭) 스스로를 아는것은 모든일의 기본이고 그것은 연애에서마저 적용이 된다. 자신을 알고 상대를 고르라.

아, 홍상수의 남자들이 드글드글 하다쳐도. 오빠들의 뻥에 속고 속고 또 속는 여자들이 그득하다 해도. 그래도 이세상에 사랑은 있다. 좋은사람도 좋은남자여자도 좋은연애도 다있다. 그러니 찾자. 나를 찾고. 사랑을 찾고. 연애를 찾고. 그렇게 찾을수 있다는 희망으로 살자. 나는 홍상수의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쓸쓸한 등장인물들의 뒷모습은 사랑을 찾아가는 사람의 뒷모습이라고 굳건히 믿는다. 이 믿음이 또 나를 배신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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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igirl | 2009/06/27 00:09 | EJ column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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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JD at 2009/06/28 00:40
후후 누군가가 "예상했던대로" 홍상수의 one of them으로 커밍아웃을 한게야?

Commented by scigirl at 2009/06/28 14:06
응! 아주 지랄 쌈을 싸더라고. -_-;;; 한둘이 아니여 한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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