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이 되고 싶었나.

밤이다.
절대 밤에는 일하지 않고 우아하게 쉬겠습니다.는 이천구년 새해의 다짐은 오늘 또 어김없이 무너진다. 뭐, 솔직히 말하면 숙제가 있다. 미루다 결국 전날밤까지 잡고있게 되었다는거지. 자꾸만 무엇인가 해나가면서 놀라는 사실이 있다. 정말로 난 도대체 얼마나 많은것을 모르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 기억력은 자꾸만 떨어져서. 예전같으면 꿰고도 남았을 simulation, inflow condition들까지 까먹는 상황을 맞이하는 이즈음에는. 나는 도대체 이머리로 뭐가되고 싶었던걸까.에 대한 생각을 한다. 설마, EJ. 그저 박사가 되고 싶었던 것 뿐이라고 말하지는 말아줘.

길게볼것도 없이 이곳에 와서 지난 몇년을 생각해본다. 알고나면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것들이 모를때는 단 하나의 식을 이해해서 쓰기위해 이틀밤을 고스란히 새야만 했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보면, 내인생 100년도 안되는 이 시기에 내가 알수있는것들은 많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부끄럽지만 고백해보자, 나는 박사만 되면 온갖 전공서적들을 화장실에서 만화책보듯이 술술 넘길수 있을줄 알았다. 그게 불과 3년전인데 말이다. 이문장이 얼마나 귀여운지 이공계 박사과정들은 다들 피식.하고 웃으리라.
 
내가 기대했던것만큼은 알수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데 3년이 걸렸다. 정신차려보니 졸업이 코앞이더란 말이다. 초조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이제는 초조하기만 해봤자 상하는건 피부뿐.이라는걸 안다. 하여, 나는 무엇이라도 할작정이다. 나는 박사가 되려고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박사는 되어봐야 그담에 뭐가 보일지 알것이 아닌가. 하하, 이글의 결론은 '무엇이 되고 싶었는지는 박사가 된 다음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인것일까.

by scigirl | 2009/10/15 14:53 | 너와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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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낭만공돌 at 2009/10/21 11:35
피식~ ㅎㅎ
난, 내 책장의 전공서적 중, 딱 5권 정도만 제대로 이해했음 좋겠어. ㅎ
포프의 난류, 엔더슨의 CFD, 화이트의 유체역학, 셍겔의 열역학, 쿠오의 연소 정도..?
Commented by scigirl at 2009/10/21 12:06
그정도면. 다아는거아닌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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