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04일
[Movie]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 리얼리즘 멜로에 대한 생각

100% 리얼리즘 멜로.라는 꼬리말이 달린영화가 있다길래.
"8월의 크리스마스" 혹은.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의.
신선한 충격을 기대하며 늦은밤 침대에 앉아. 파일을 열었다.
1.
우리는 각종 영화에서 보여주는 "로맨스 판타지"에 질릴대로 질려간다. 영화속에는 한번의 섹스로 평생을 바라보는 현실에서 절대 존재할 수 없는 사랑. 혹은 손도 안잡았는데 인생 절대절명의 사랑에 빠지는 말도 안되는 상황들이 이미 넘쳐나고 있으니 말이다.
리얼리즘 멜로.는 밍밍하거나 쓰다.
두사람이 만나기 시작할때.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한눈에 반해 운명을 느꼈다던지. 아니면 두사람이 헤어지게 될때. '니네 집안과 우리집안은 철천지 원수다.' 던가 하는 극적인 도구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잘들 아시다시피 현실은 전혀 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세대를 뛰어넘는 명작이 되었고.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계속 회자되는것은. 그들이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지 않기때문이라는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극적으로 사랑을 방해하는 구조가 없으면, 우리는 곧잘 사랑한다는 사실 조차 잊고 살기도 한다.
내가 본 이 영화의 맛있는 부분은 그부분이었다. 영화전반을 통해 '쟤들 뭐야. 사랑은 하는거야 서로?'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일반적이고 소극적인 에피소드들을 나열함으로써. '거참 영화 밍밍하네. 내가하는거랑 별반 다를거도 없네' 라는 생각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는것. 그것이 바로 사탕보다 더 단 이야기들에 질려버린 나에게. 맛있는 씁쓸함을 선사했다고나 할까.
2.
이영화는 남과 여.라는 멜로의 전형을 사용하면서 감독은 각종 디테일을 최선을 다해 살리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들어 결혼한다고 찾아온 옛애인과 여관으로 들어서서. 옛애인이 옷을 벗는 와중에 스웨터가 브라에 걸려 바둥대는 것을 보고 섹스를 포기한 남자주인공의 행동.이라던지. 일진이 좋지 않았던 여자주인공이 남자주인공의 약국에 들어가 전혀 쌩뚱맞은 이야기를 하고 까칠하게 굴다가 약국문을 박차고 나오면서 흘리는 눈물이라던가. 하는것들은 연애를 몇번 해 본 이들이라면. 쉬 과거 비슷한 감정들을 떠올릴수 있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전반적으로 계속 아쉽다. 이창동감독의 조연출 출신이라는. 이 영화로 장편 데뷔를 한 변승욱 감독은 분명히 그가 말하고자 하는것은 분명했었을꺼야.라는 생각을 하게 하지만. 짧은 시간. 너무 많은것들을 쏟아내어. 이야기가 성기게 이어진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게 만든다.
3.
갈수록. 영화에 심취하는 내 자신을 바라본다. 이유가 뭘까. 그 많고 많은 것들중에 영화에 이토록 빠져드는 이유가. 라고 생각하다가 한가지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내가 이토록 궁금해하고 어려워하는 세상을 다른이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라는 것이 문득 궁금해졌다고.
더불어 내가 쓰고있는 글들은 더더욱 재미가 없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글을 읽으려면 나에대한 애정이 필요할꺼란 생각이 들고선 웃었다.
post script :: '글을 잘쓴것처럼 보이게 하는 트릭'들을 없애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글을 읽은 당신은 이 글을 읽느라 하품을 세번쯤_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작가지망생의 습작나부랭이 정도라 생각하시고 봐주셨으면 하는거죠 전.
# by | 2008/08/04 14:03 | EJ column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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