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비스티 보이즈 :: 현실에 들이대는 무심한 온도계. 그러나?


(이 글에는 영화의 마지막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하정우가 물이 올랐다.
그래서 기대했다. 그가 쌔끈한 청담동 호스트빠 마담을 연기한다니.
네러티브에 대한 기대를 떠나서. 물이오른 하정우와. 강남 호스트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으로. 내 마음은 한껏 부풀러 올랐다.

홍상수와 허진호의 세계에 빠질수밖에 없었던건 그들이 작정하고 들이대는. 현실에 대한 온도감각이었다. 그들은 소름끼치게 현실적이고 담담하게 현실과 사람의 감정을 묘사해 나간다. 그들의 다른점은. 홍상수는 불쾌할정도로 관객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걸 다 까발리는 스타일이라면. 허진호는 사실적이나. 아름답게. 현실을 묘사할줄 아는 스타일이라는 정도.

윤종빈 감독이 <용서받지 못한자>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난 후. 다음 작품인 <비스티보이즈>에서. 그는. 홍상수와 허진호와는 비슷하게. 혹은 다르게. 현실을 주목한다. 승우(윤계상)가 술을 마시고 내뿜는 토사물을 묘사하고. 재현(하정우)이 돈을 목적으로 동거하는 여자친구를 차고 다른여자를 꼬셨다가 그게 여의치 않자 다시 여자친구에게 돌아오면서, 당장 나가라는 여자친구에게 "배고프다. 라면만 하나 먹고 갈께" 라며 무작정 들이치는 모습을 자세히 묘사하는 부분에서. 리얼리티에 대한 욕심을 보였다.

리얼리티를 위해 직접 강남 호스트빠에서 한달동안 웨이터 생활을 했다는 그의 노력과 영화에서 보인 리얼리티에 충분히 빠져들수 있었다. 하지만 한가지. 이영화. 신파였다. 홍상수는 현실을 다루되 신파로 다루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불편하지만 깔끔하다. 허진호는 현실을 신파로 다루지만 아름답게 보여지는 부분을 잡는다. 그래서 그의 영화를 보고나면 영리하게 묘사된 리어릴티에 혀를 내두르지만. 한편에 아름다운 로맨스를 본것같은 여운이 남는다.
(물론 그래서 윤종빈 감독이 그들을 따라서 그렇게 해야한다는건 아니다. 단지 다르게 느낀점을 이야기하고싶을 뿐.)

<비스티보이즈>를 보고 난 만 하루.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물론 '남자들 속이 다 까발려진거 같아서 이영화보면 괜히 쪽팔리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혼자 웃기도 했지만. 떠나버린 여자친구를 결국 칼로 찌르고 한강을 바라보면 오열하는 승우(윤계상),결국 빚까지 갚아준 여자친구를 버리고 일본으로 가서 다시 호스트의 생활을 시작하며 여자꼬실 궁리나 하는 재현(하정우), 다른여자랑 바람핀거 봐줘. 돈까지 갚아준 여자친구가 다른데로 튀려는 재현(하정우)에게  "너 그돈이 무슨돈인줄 알아. 내 마이킹 미리 땡겨준거야" 라는 오열에서. 나는 그만 한숨을 쉬지 않을수 없었다. 인간에게 내재하는 비열함과 나약함의 존재를 너무 강하고 뻔한 방법으로 인식시켜주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신파.는 잘먹힌다. 그만큼 사람의 감정을 끓어올리는 방법도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파는. 관객으로 하여금 필요 이상의 감정을 소모하게 하여. 진짜로 보여주고 싶었던 어떤것들을 가려버리는지도 모르겠다. 감독의 리얼리티에 대한 욕심은. 그의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볼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겠지만. 신파의 남용은 자제해주길. 그리고 마지막으로 윤계상은. 연기공부 좀 더 열심히 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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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igirl | 2008/08/21 02:57 | EJ column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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