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봉우리


                             
 
봉우리
사람들은 손을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족한 봉우리 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때 난 그보다 더 큰산이 있다고는 생각치를 않았어. 나한텐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는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것은 아무것도 아냐. 저 위에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곳은 그저 고개마루였을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거기 부러진 나무 등걸에 걸터 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댈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볼 수 있을테니까 말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 올때는 그럴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고.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
김민기

양희은이 불러 더 유명해지기도 한 김민기의 '봉우리'. 아주 가끔 몇년에 한번씩 이노래가 생각날 때가 있다. 70년 80년대 청년문화의 핵심 음악인이었던 그의 앨범을 들으며. 암울했던 70,80년대. 삼삼오오 모인 젊은이들이 성토했을 '시대'에 대한 토론을 연상한다. 어디선가. 시대가 평온해지고 물질이 풍부해지면서 청춘들의 문화는 퇴폐로 가고, 그들은 더이상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컬럼을 읽었다. 실제로 항일.청춘.의 아이콘이라 할수있는 윤동주는 서시,별헤는 밤과 같은 시들을 20대 초반에 써내렸다는 사실에 문득 놀란적이 있었다. (나는 이나이에 뭐하고있냐.라는 기분이랄까)  최근 한국뉴스를 읽지 않는다. 갑갑한 현실에 목이 죄여오는것만 같아서 말이다. 2MB는 도대체 왜 저따위로 일을 하는지 알수가 없고. 청년실업 백만이라는 이 상황에서. 수학문제 하나로 며칠을 씨름하는 내가 어쩌면 좀 부끄럽다고 할수도 있겠다. '행동하는 지성' 이나 '배운자로써의 책임감' 따위를 운운하지 않아도. 간혹 나는 나 역시 사회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누군가는 사회문제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고 각자 개인의 삶을 제대로 꾸려갈때. 그때 바로 그 사회가 가장 원활히 돌아갈수 있다 하여. 나는 그말을 필두로 '내꺼나 잘하자' 마인드로 30여년을 살았지만. 나와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포함된 사회.를 더 긍정적으로 만들어갈수 있는 어떤것.에 대한 고민을 게을리해서는 아니될것이다.


postscript:: 우리 모두가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대안이 있는 비판을 할수 있었야하지 않을까. 지도자가 무엇인가 잘못하고 있다고 판단될때. 그를 향해 목소리를 내야하는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큰 공동체가 굴러가기 위해서. 때때로 우리모두 지도자에게 힘을 모아주어야 할 때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by scigirl | 2008/10/09 04:34 | EJ column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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