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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연애. 그 참을수 없는 가벼움 :: 헤어질수 없는 괴로움


(이글에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간간히 세상에 연애.라는게 없었다면 우린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할 정도로 우린 종종 혹은 자주 다른이들의 연애이야기를 듣는다. 많은이들은 한번쯤 아픈사랑의 경험을 가지고 있고 많은이들은 지금 그것을 경험하고 있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미친년놈들이 많아서 (뭐 물론 그중에 내가 하나일까 아닐까.에 대한 판단을 스스로는 못하겠더라) 그들로 인해 사람들은 울고 웃는다.

영화는 그렇고 그런 사랑과 연애를 이야기한다. 동네에서 어머니의 갈빗집을 돕는다는 명목하에 사실은 놀고먹는 영운(김승우)과 역시 그동네 잘나가는 호스티스인 연아(장진영)는 어느 술자리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한다. 웃고 울고 싸우고 화해하는 어쩌면 전형적인 틀안에서 비교적 뜨거운 연애를 말이다. 그렇게 몇년을 지속된 연애후 영운은 어머니의 강요로 다른여자(약혼녀)와 결혼을 해버리게 되지만 그들의 관계는 그렇게 또 지지부진 지속된다. 끝내야한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아는 상황아래에서 말이다.  여러가지 정황상 헤어져야 하는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헤어질수 없는 사랑은 도처에 존재한다. 그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걸 알기에. 혹은 우리에겐 불행밖에 더 남은것이 없기에. 우리는 헤어질것을 결심하고선. 그래도 그가 그녀가. 그리워서. 보면 너무 좋아서. 그래서 헤어짐을 주저한다.

카메라는 영우에게 얻어맏고 엉망진창이 된 연아를 물끄러미 응시한다. 그리고 나는 연아와 사랑과 학대에 관한 생각을 했다.  우리는 종종 사랑받는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이라는 잊고. 가끔 자신을 사랑해준다고 확신을 가진 사람을 학대(꼭 때려야 학대가 아니다) 하곤 한다. 아무리 연애와 사랑에서 더 사랑하는 사람이 죄인이라고 우리는 우스개소리처럼 내뱉곤 하지만. 그건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잔인한 일이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그만큼 사랑해줄 자신이 없다면 최소한 상대방이 "내가 널 사랑하는게 죄야?" 라는 생각은 아니들게 해 주는것이 그 사랑과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와 예의가 아니련지.

영우는 찌질남의 대명사.로 요약된다. 근 몇년 아니. 김기덕의 '나쁜남자'라는 영화가 나온 이후부터. '나쁜남자'로 요약되는 남자들이 요즘 대세인가. 영우는 나약하고 소심하며 책임질줄 몰랐다. 그래서 아마도 그는 두려웠을 것이다. 딱히 아무것도 자신도 확신도 없는 상황에서 몰려올 책임감들이 말이다. 그는 아무것도 할수 없었기에 연아와 헤어지는것도 하지 못했다. 그의 그런모습조차 사랑하는 연아는 다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연아는. 여자는. 강하다) 왜 영우가 이런상황에서 자신과 헤어질수 없는지. 그래서 연아는 끝까지 가는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끝. 이별은 아팠고. 연아는 떠난다.

연아가 떠나는순간.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래 독한년. 소리 한번 들어도 되. 이 영원한 악순환의 고리는 지금. 바로 지금 끊는거야." 라고 소리지르면서 말이다. 둘이 헤어져서 정말 다행이었다. 하지만 몇분후, 지방의 어느 단란주점에서 일하다 뛰쳐나와 게워내는 빨간드레스의 연아 뒤에는 영우의 슬픈눈이 있었다. 그둘은 그렇게 재회했다. 아마도 그들은 행복하게 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영우는 이혼당했거나 말거나 연아와 정상적인 가정을 꾸릴 자신이 없을테고. 연아와 헤어질 자신도 없을테지. 그리고 연아는 그런 영우를 뿌리치지 못할것이다. 왜냐고? 왜냐면. 연아는 영우를 사랑하거든.

그렇게 도저히 잊을수가. 헤어질수가 없다면. 완전히 박살이 나서 엉망진창일때까지 가보는것도. 사랑.연애. 일수 있다. 구질구질 끝을봐야 끝나는것이 그것이 정녕 연애라면. 그것까지 다 껴안아 보는것도 그를 그녀를 사랑했던 우리의 몫이 아닐련지. 

지지부진. 오늘도 울며 사랑하는 그대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 2009년 9월 1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by scigirl | 2008/09/20 03:53 | EJ column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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