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음악

[Music] 숨겨진 명반2 :: 전제덕 1집



초등학교 시절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매학년 전담악기를 정해서. 한해동안 매일 오전 시간을 정해놓고 그 악기를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6학년때. 전담악기는 바로 하모니카였는데. 담임선생님은 하모니카를 굉장히 잘 부셨다. 가끔 우리앞에서 구슬픈 트로트를 몇곡 연주하기도 하셨는데 어린마음에도 그 음색이 구슬퍼서 코끝이 찡해지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한참후. 석사시절. 나의 실험지도를 맞으셨던 윤웅섭 교수님의 취미가 블루스 하모니카였다. 음악이야기를 즐겨하시곤했던 교수님과의 어느날 연구미팅에서 교수님 책상위에서 이 씨디를 발견하고선. 악. 전제덕이다 라고 소리를 질렀다. 홍대를 중심으로 피쳐링을 해나가던 그가 앨범을 낸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앨범이 미쳐 나온지는 모르고 있었던 터였다. 교수님은 씨익 웃으시더니. 그 씨디를 나에게 내미셨다. 난 다 리핑했다. 너 가져라. 그렇게 나에게로 온 이 씨디. 4년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이 씨디는 나의 서랍속에 고이 모셔져있다.

그렇게. 기대를 한아름 안고 듣기시작한 그의 앨범. 1집 <우리젊은날>. 단 한곡도 버릴곳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 내가 아는 몇안되는 음반이다. 그의 음악에는 인생에 대한 밀도.가 진하게 드러난다. 앞으로 볼수는 없으나 그가 세상의 모든것을 얼마나 온전하게 슬프고 아름답게 보고있는지가 온전히 들어나는 앨범이다. 겨울로가는 이시점에서 많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앨범이다.

ps:: 2006년 발매된 2집 <What is cool change>에서 '하이브리드 소울'을 표방하며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1집만하지는 않다는 개인적 의견이다. 곧 3집 지난 한국노래들을 연주한 앨범이 발매된다고 하니. 기다려보는 중이다.



우리젊은날 :: 1집, track 2





혼자걷는길 :: 1집, track 9


by scigirl | 2008/10/10 10:01 | EJ column | 트랙백 | 덧글(1)

[Music] 봉우리


                             
 
봉우리
사람들은 손을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족한 봉우리 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때 난 그보다 더 큰산이 있다고는 생각치를 않았어. 나한텐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는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것은 아무것도 아냐. 저 위에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곳은 그저 고개마루였을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거기 부러진 나무 등걸에 걸터 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댈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볼 수 있을테니까 말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 올때는 그럴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고.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
김민기

양희은이 불러 더 유명해지기도 한 김민기의 '봉우리'. 아주 가끔 몇년에 한번씩 이노래가 생각날 때가 있다. 70년 80년대 청년문화의 핵심 음악인이었던 그의 앨범을 들으며. 암울했던 70,80년대. 삼삼오오 모인 젊은이들이 성토했을 '시대'에 대한 토론을 연상한다. 어디선가. 시대가 평온해지고 물질이 풍부해지면서 청춘들의 문화는 퇴폐로 가고, 그들은 더이상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컬럼을 읽었다. 실제로 항일.청춘.의 아이콘이라 할수있는 윤동주는 서시,별헤는 밤과 같은 시들을 20대 초반에 써내렸다는 사실에 문득 놀란적이 있었다. (나는 이나이에 뭐하고있냐.라는 기분이랄까)  최근 한국뉴스를 읽지 않는다. 갑갑한 현실에 목이 죄여오는것만 같아서 말이다. 2MB는 도대체 왜 저따위로 일을 하는지 알수가 없고. 청년실업 백만이라는 이 상황에서. 수학문제 하나로 며칠을 씨름하는 내가 어쩌면 좀 부끄럽다고 할수도 있겠다. '행동하는 지성' 이나 '배운자로써의 책임감' 따위를 운운하지 않아도. 간혹 나는 나 역시 사회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누군가는 사회문제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고 각자 개인의 삶을 제대로 꾸려갈때. 그때 바로 그 사회가 가장 원활히 돌아갈수 있다 하여. 나는 그말을 필두로 '내꺼나 잘하자' 마인드로 30여년을 살았지만. 나와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포함된 사회.를 더 긍정적으로 만들어갈수 있는 어떤것.에 대한 고민을 게을리해서는 아니될것이다.


postscript:: 우리 모두가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대안이 있는 비판을 할수 있었야하지 않을까. 지도자가 무엇인가 잘못하고 있다고 판단될때. 그를 향해 목소리를 내야하는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큰 공동체가 굴러가기 위해서. 때때로 우리모두 지도자에게 힘을 모아주어야 할 때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by scigirl | 2008/10/09 04:34 | EJ column | 트랙백 | 덧글(0)

[Music] 숨겨진 명반1 :: 우리동네 사람들


90년대. 좋은음악이 가득하고 음반시장은 호황이었던 시절. 개인적인 취향으론 비쥬얼이 좋은 이쁜남자.여자아이들이 넘쳐나는 지금 보다는 그때 그시절이 더 좋았다. (초등학교시절부터 시인과 촌장을 들었던 내 취향을 참고바란다.) 1집을 시작으로 끝이나버린 '우리동네사람들'. 지금도 종종 사람들에게 희귀명반.으로 추억되곤 한다. 팀의 리더인 강승원씨는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를 작사작곡한것으로 더 유명한듯 하고 지금은 '윤도현의 러브레터' 음악감독을 맡고있다. 몇해전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팀이 뭉쳐 무대를 만들었다는것을 이제서야 알고 youtube에서 영상을 찾았다. 겨울로 가는 비오는 오늘같은날.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음색이다. 이 음악을 듣고있는 지금. 한국이 간절히 생각난다.



미안해
이한마디 말로 내마음 전할수 있을까. 이미 늦은것은 아닐까.
생각없이 떠나보낸 수많은 기억들. 이제 잡으려하니. 난 여기에 서있고.
나의 분주함에 잊혀진 모든이에게 미안해. 커다란 선물상자아래 서있는 나에게도.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이에게. 미안해. 내가 떠나보낸 나를 떠난 여인에게도.
나의 미모와 총명함 순진한 몸동작까지도 미안해. 그안에 울고있는 나의 다른모습에게도.
내가 알고있는 모른척했던 이에게 미안해. 그러면 태연하게 거짓을 말하던 나에게도.
세상은 쉬지않고 돌아가며 시간은 우릴 떠밀어내고. 오늘도 습관같은 실수로 떠나버린 너를 바라보고 있는데.

어릴적 꾸었던 꿈들이 생각나지 않아. 재미없는 일들로 매일 바쁘다 해.
거울속 내모습 낯설게 느껴져.
어제와 다르지 않는 나를 생각하며. 너의 눈에 비친 내모습 바라보며. 모두들 어쩌다 지금의 내가 되었나봐.

나와 생각이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해. 내 목소리에 가리운 속삭임들 까지도.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이에게. 고마워. 내가 떠나보낸 나를 떠난 여인에게도.
내가 떠나보낸. 나를 떠난 사람에게도.




심심해
하루종일 심심해. 또 하루 지나도 마찬가지야. 출근길 만원버스 창가자리로 서니. 오늘도 만나는 심심한 눈빛들. 그틈에 나또한 그런 표정으로. 차창밖 여자들만 세어본다. 하루종일 심심해. 또하루 지나도 마찬가지야. 그다지 다르지 않을 오늘 또하루는. 더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 점심시간 함께하는 똑같은 얼굴들. 어제와 비슷한 이야기들. 그렇게 서로를 확인하며. 벌써 해는 서쪽으로 기울었다. 기다리던 퇴근시간 켜지는 가로등. 오늘은 누구를 만날까. 여기저기 전화벨을 울려봐도. 지겨운 목소리만 들리네. 하루종일 심심해. 또하루 지나도 마찬가지야.그다지 다르지 않을 오늘 또하루는. 더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 뜻없이 흘러간 또하루가 억울해 무작정 걷다보니 집에서 기다리는 식구들 모습이. 또다른 또하루로 날 떠미네. 이젠 노래도 지루해. 또 불러 보아도 마찬가지야. 그래도 노래하면 덜 심심하니. 더 새로운 마음으로 노래해.

by scigirl | 2008/10/07 01:57 | EJ column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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