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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쌍화점 :: 멜로의 정점


순제작비만70억 이상. <결혼은 미친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의 유하감독. 그의 페르소나 조인성. 주진모. 그리고 그들의 과감한 동성애 베드신. 이모조리 이 영화가 크랭크인 하기도 전에 화제가 되었던 이유가 되기에 충분함에는 토를 달 자가 없다. 으레 대규모 투자에 스타감독 스타배우가 투입된 영화들에게 걸어지는 기대. 그리고 그에 따른 실망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이미 한참전부터 영화를 씹어댔고 나 또한 영화를 사랑하하고 한국영화의 위기를 걱정하는 한 사람으로 관심을 두고 지켜보았다.

고려 말. 공민왕의 개인 호위부대인 건룡위의 수장 홍림.은 왕의 단 하나의 연인이다. 원의 속국으로 원의 공주를 왕후로 맞이한지도 한참 둘 사이에는 아직도 후사가 없고 그것을 빌미로 원의 간섭은 나날이 심해만 진다. 하여 왕은 홍림에게 왕후와의 동침을 명하고 (여기까지는 역사적으로도 사실) 후사를 위해 동침하였던 그들은 사랑에 빠진다. 연인을 아내에게 빼앗긴 왕은 진노하고 그들의 사랑은 비극으로 치닫는다.

유하감독은 알려진대로 시인이다. 그의 영화중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결혼은 미친짓이다>, 이 영화에서 극중 두 주인공의 베드신은, 내가 보아온 그 어떤것 보다도 효과적이고 감각적이고 섹시했다. 사랑애서 결코 달달한 것에 초점으로 잡지 않기 때문에 영화 곳곳에 산재하는 사랑의 기쁨은. 그 관계가 궁극적으로 비극을 맞이했을때 쓰라림의 정도를 배가시킨다. 하여 나는 그의 영화가 좋았다. 실제 인생이 쓰던지 달던지간에 그는 단연코 이감정 저감정을 적적히 섞어서 원하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할 줄 아는 이였기 때문에. 그의 그 능력은 이번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되었다고 생각된다. 강도가 높은것으로 유명했던 베드신은 실제로도 눈이 동그랗게 떠질 정도였는데, 좀 길다싶은 러닝타임이 끝이나고 이 씬들이 불필요 했다거나 선정적이었다는 인상은 전혀 주지 못했다. 이 애정신들은 극중의 인물들의 감정을 설명하게 위해서 필수적이었고 이 씬들이 있었기에 이들의 사랑이 더 아름답고 비극적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리라. 

조인성과 주진모. 이름만 대면 다아는 대한민국의 톱스타가 이리 과감한 연기를 해내었다는 것에. 나는 영화를 보는내내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누군가는 영화를 보고 '목숨걸고 연기했음을 알겠더라'라고 했다는데 그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단순히 베드신만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유난히 클로즈업이 많이 쓰인 영화의 장면장면에. 주진모의 눈동자의 색에서 눈썹 각도까지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긴 한사람의 상처를 진심으로 볼수 있었고, 신인때부터 눈빛이 슬프네? 라고 생각했던 그는 보여줄수 있는건 다 보여 줬구나.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처절하게 쏟아냈다.

사실 이 영화는 다 알다싶이 신파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본인이 영화에서 가장 싫어하는 코드도 신파다. 하지만 내가 이리 칭찬을 쏟아내는 것은. 이 영화는 차라리 신파이려면 이래라.의 코드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여, 아직도 수많은 이야기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랑과 배신.이라는 주제를 이토록 밀도높게 그려내었으니 감히 멜로의 정점.이라고 말한다. 흥행코드를 만들어 내기 위해 전투씬을 비롯해 이곳 저곳에서 알려진 영화들의 장면이나 코드를 가지고 왔음이 자명해도. 이 모든 이야기를 이리도 우아하게 뽑아낸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post script :: 역사속에서도 강단이 있었다는 황후의 역을 무리없이 소화해 낸 송지효씨는 분명 앞으로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다.

by scigirl | 2009/04/06 04:20 | EJ column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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